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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사라지는 언어 TOP 10

by 플로버웜 2025. 3. 14.

  언어는 단순한 소통 도구가 아니라 한 문화와 공동체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언어가 소멸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일부는 몇 명의 화자만 남아 사라지기 직전이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현재 세계에서 사용되는 약 7,000개의 언어 중 절반 이상이 100년 내에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 글에서는 현재 가장 빠르게 소멸하고 있는 10개의 언어와 그 원인, 보존을 위한 노력을 살펴볼 것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사라지는 언어 TOP 10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사라지는 언어 TOP 10

 

사라지는 언어의 기준 – 얼마나 빨리 소멸하는가?

  어떤 언어가 "빠르게 사라진다"고 말할 수 있을까? 단순히 화자가 적다고 해서 소멸 위기에 놓였다고 볼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아이슬란드어는 30만 명 정도만 사용하지만, 교육과 정부 시스템에서 강력히 보호받고 있기 때문에 당장 사라질 위협은 없다. 반면, 몇 천 명의 화자가 있어도 그 언어를 배우는 어린 세대가 없다면, 단 한 세대 만에 사라질 수도 있다.

 

유네스코는 언어의 소멸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기준을 사용한다.

  • 화자 수: 특정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얼마나 남아 있는가?
  • 언어 전승 여부: 어린 세대가 해당 언어를 배우고 있는가?
  • 사회적, 정치적 지원: 정부나 공동체가 언어 보존을 위해 노력하는가?
  • 공식적 기록 여부: 해당 언어가 문서화되었거나 교육 시스템에 포함되어 있는가?

이 기준을 바탕으로, 현재 가장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10개의 언어를 살펴보자.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사라지는 언어 TOP 10

1) 크리크어 (Myaamia, 미국)
크리크어는 미국 인디애나주와 오하이오주를 중심으로 사용되던 미국 원주민 언어다. 20세기 초반부터 영어의 확산과 원주민 문화 탄압 정책으로 인해 크리크어 사용자가 급격히 감소했다. 20세기 후반에는 단 한 명의 원어민 화자도 남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마이애미 대학과 원주민 공동체가 협력하여 크리크어 부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일부 젊은이들이 다시 배우고 있다.

 

2) 아이누어 (Ainu, 일본)
아이누어는 일본 홋카이도 지역의 원주민 언어로, 일본 정부의 동화 정책과 일본어 사용 강요로 인해 급격히 사라졌다. 현재 원어민 화자는 거의 없으며, 연구자들과 아이누 공동체가 아이누어를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정부도 최근 들어 아이누어 부활을 위한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3) 카외어 (Kawésqar, 칠레)
카왼어는 남아메리카의 칠레 지역에서 사용되던 원주민 언어다. 현재 남아 있는 화자는 10명 미만이며, 대부분 노년층이다. 젊은 세대는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있어 언어 전승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4) 야퀴어 (Yaaku, 케냐)
아프리카 케냐에서 사용되던 야퀴어는 영어와 스와힐리어의 확산으로 인해 사라지고 있는 언어다. 현재 10명 이하의 원어민만 남아 있으며, 일부 언어학자들이 기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5) 찬타이어 (Chamicuro, 페루)
페루 아마존 지역에서 사용되던 찬타이어는 현재 단 8명만이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다. 남아 있는 화자들은 고령이며, 젊은 세대는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있어 조만간 소멸할 가능성이 높다.

 

6) 우비흐어 (Ubykh, 터키)
우비흐어는 1992년 마지막 원어민이 사망하면서 소멸된 언어 중 하나다. 이 언어는 80개 이상의 자음을 가지고 있는 독특한 언어였지만, 러시아와 터키로의 강제 이주로 인해 점차 사라졌다. 현재 기록을 바탕으로 복원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7) 안다마니어 (Great Andamanese, 인도)
인도의 안다만 제도에서 사용되던 안다마니어는 식민지 시대와 현대화로 인해 급격히 소멸했다. 현재 남아 있는 화자는 10명 이하이며, 이들 역시 대부분 고령이다.

 

8) 니브흐어 (Nivkh, 러시아)
니브흐어는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사용되던 소수민족 언어다. 러시아 정부의 강제 동화 정책과 러시아어의 확산으로 인해 현재 원어민 화자가 극소수만 남아 있다.

 

9) 바오난어 (Baonuo, 중국)
중국 간쑤성에서 사용되던 바오난어는 한족 문화의 영향으로 인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현재 일부 학자들이 문법과 단어를 기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전승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10) 제주어 (Jeju, 대한민국)
제주어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심각한 위기 언어’로, 현재 70세 이상의 제주도 노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다. 젊은 세대는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학교에서도 표준 한국어만 가르친다. 최근 제주도와 정부가 제주어 보존을 위한 연구 및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지만, 제주어가 다시 활성화될지는 불확실하다.

 

사라지는 언어를 지키기 위한 노력

1)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보존
인터넷과 AI 기술을 활용해 소멸 위기 언어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작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의 "Endangered Languages Project"는 전 세계의 위기 언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원어민들이 직접 녹음한 음성 파일과 문서를 업로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일부 언어학자들은 AI 번역 기술을 이용해 위기 언어를 디지털화하고 있으며, 유튜브 및 팟캐스트를 활용한 온라인 교육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2) 교육 및 정책적 지원
정부와 학계는 사라지는 언어를 되살리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마오리어 부흥 운동이 대표적인 사례로, 마오리어 학교(쿠라 카우파파)를 설립하고 공영 방송에서도 마오리어 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젊은 세대의 언어 사용률이 증가했다. 하와이도 비슷한 방식으로 하와이어 교육과정을 도입해 사용자를 늘리고 있다.

 

3) 공동체 중심의 언어 부흥 운동
지역 공동체가 직접 나서서 언어 보존 운동을 전개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미국 마이애미 대학과 마이애미 원주민들은 크리크어(Myaamia)를 되살리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 홋카이도의 아이누족도 아이누어 부흥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전통 문화를 되살리고 있다.

 

4) 문서화 및 출판 작업
언어학자들은 사라지는 언어의 문법과 어휘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사전과 문법서를 제작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시베리아 지역에서는 마지막 원어민 화자들의 협력을 받아 니브흐어(Nivkh) 사전을 출판하는 등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사라지는 언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기술, 교육, 공동체, 학문적 연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젊은 세대가 해당 언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결국, 언어는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